'2017 LG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를 기다리며
[당구닷컴=신선윤 교수/스포츠경영마케팅 박사] '2017 LG유플러스컵 3쿠션 마스터스' 대회가 5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개막한다. 지난 2015년부터 LG유플러스 후원으로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대한당구연맹이 주최하고 세계캐롬당구연맹(UMB)이 승인한 국제대회다
세계 최고의 대회로 꼽히는 만큼 참가 선수들의 면면도 굉장히 화려하다. 2016년 이 대회 우승자 이충복(시흥시체육회)과 2017 월드게임 우승자이자 현재 세계랭킹 1위인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당구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비롯한 세계 톱(Top) 8위까지의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다.
필자는 새삼 이 대회 출범 준비 당시가 떠오른다. LG유플러스는 2015년 1월부터 5개월에 걸쳐 시장 조사를 마친 뒤 같은 해 9월 21일 대한당구연맹과 대회 개최에 따른 협약식을 가졌다.
LG유플러스는 이 대회의 신설을 결정하고 후원하게 된 결정적 근거로 당구의 마케팅 가치를 꼽았다. 당구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국내 인프라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6년 전국 1만8,639곳이던 당구장은 지금은 2만4,000개 정도로 늘어났다. 이러한 당구장의 증가세와 접근성은 소비라는 측면에서 기업의 스폰서십 참여에 매력적인 요인임에 틀림없다.
당구는 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 대한체육회에 가입돼 있는 제도권 스포츠다.
미디어 가치도 높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당구의 시청률(0.368%)을 넘는 종목은 야구(KBO리그, 0.953%)와 배구(V리그, 0.824%)뿐이라고 한다.
스포츠로서의 공신력과 함께 대중의 관심도에 있어서도 간과할 수 없는 스포츠 종목이 바로 당구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처럼 당구라는 종목은 마케팅 측면의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15년 당시 “처음 당구 이야기를 할 때는 스포츠라기보다 대중적 레저 활동으로 생각했지만 마케팅 플랫폼으로 접근했더니 그 상식이 크게 달라졌다, 왜 그 동안 기업들이 당구라는 콘텐츠를 활용하지 못했고, 우리는 왜 이제야 했는지 아쉬울 정도”라고 말했다.
당구는 아직은 ‘미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기업의 참여 등을 통해 ‘완생’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국민 스포츠가 될 수 있다.
한국 당구 100년사에 있어 국내 대기업이 당구 대회를 기획하고 협찬하는 건 LG유플러스 대회가 처음이다. 이는 1,200만 동호인을 가진 대중적인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엘리트 스포츠로서 자리 잡기 힘든 다양한 제약 요인들이 그만큼 많았다고 볼 수도 있다.
2015년 제1회 당시 총 상금은 당구 대회 사상 최대 규모인 1억1,000만원으로 우승 상금이 5,000만원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보통 월드컵 대회 우승 상금의 7, 8배에 이르는 액수다. 한 해가 지난 2016 대회에서는 이충복 선수가 7,000만원을 받게 됐다. 지난해에는 또 네이버에 영상 클립으로 제공된 최성원 선수의 묘기에 가까운 난구 풀이 장면이 6만4,870번의 클릭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올해에는 상금이 지난해보다 8.000만원이 늘어난 2억4,000만원이 지급된다. 이 중 우승상금이 8,000만원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상금을 내건 대회에서 두 차례 모두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했기 때문에 ‘국 내 잔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하지만 참가자 면면을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2015년 우승을 거머쥔 강동궁은 4강전에서 세계 1위 토브욘 브롬달을 상대로 21이닝 만에 40점을 달성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도 ‘4대 천왕’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을 40-35로 꺾고 올라 온 세계 2위 딕 야스퍼스를 만나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2016 대회에서도 브롬달 등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 자웅을 겨룬 끝에 이충복 선수가 챔피언이 됐다. 올해에도 우리 선수들은 물론 세계 톱 랭커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 신선윤 교수는 연세체육연구소(스포츠경영마케팅 연구실) 및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한국스포츠개발원 내 스포츠 산업실의 초빙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세대와 백석대, 목원대 등 다수의 대학에서 스포츠경영과 스포츠마케팅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습니다.